나온다 만다 말이 많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드디어 등장했다. 세계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쥔 주인공은 소니다. 많은 이들이 소니가 첫 스타트를 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고, 그 기대는 역시 엇나가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직접 알현(?)하고 오니 놀랍다.
신제품의 이름은 소니 알파 A7, A7R. 미러리스 카메라지만 NEX 시리즈가 아닌 알파 시리즈로 출시된다. 이제 더이상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알파와 NEX로 구분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만큼 미러리스 제품에 무게를 싣겠다는 뜻이고, 실제 성능도 DSLR 버금가게 끌어 올린 것이 사실이다.
자, A7을 살펴보자. 생김새는 NEX-7에 DSLR의 헤드를 얹어놓았다고 표현하면 될까? 아쉽게도 썩 매끈한 디자인은 아니다. 얼마나 쌔끈한 걸 품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겠다. 2340만 화소의 35mm 풀프레임 엑스모어(Exmor) CMOS 센서를 장착했다. 높은 해상도와 선명도를 제공하며, 디테일이 풍부한 풀 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한 디테일과 질감을 살리기 위해, 신형 이미지 프로세서 비온즈 엑스(BIONZ X)를 적용했다. 이미지 처리 속도가 빨라졌음은 물론, 조리개를 조였을 때 해상력이 떨어지고 이미지가 흐릿해지는 회절 현상을 억제해준다. 최대 감도 범위인 ISO 25600에서도 저노이즈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위상차 검출 AF와 고속 지능형 AF를 결합해 고속 듀얼 AF를 구현했다. 초당 5연사의 연속촬영에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깨끗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직관적인 컨트롤을 위한 다이얼 설계도 눈에 띈다. 뷰파인더를 보며 촬영을 할 때도 빠르고 직관적으로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디자인했다. 작은 바디지만 전면과 후면에 컨트롤 다이얼을 제공하며, ISO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컨트롤 휠과 노출 보정 다이얼을 탑재했다.
A7R은 고해상도 촬영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다들 알다시피 제품명의 R은 해상력(Resolution)을 의미한다. 3640만 화소로 현존하는 렌즈교환식 카메라 중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광학식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해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센서와 렌즈가 가진 성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인접 화소 사이의 틈을 없앤 갭리스 기술을 통해 해상도와 감도를 향상시키고 저노이즈 사진을 구현한다.
두 제품 모두 와이파이와 NFC를 지원하며, 원터치 리모트 기능이 내장돼 별도의 장비 없이도 손쉽게 원격 컨트롤과 이미지 공유가 가능하다. 그립감은 다소 아쉬운 요소.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나 안정감이 없더라. 물론, 가볍긴 하다. 바디 무게로만 따지면 A7 416g, A7R 407g 수준이다.
A7이 바디 기준 175만 9900원, 렌즈 키트 기준 199만 9900원이며 A7R은 바디 기준 244만 9900원이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현실적인 가격이다.
함께 공개된 사이버샷 RX10도 야무진 물건이라는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한쪽으로 쏠리는 법이라 제대로 살펴보진 못했다. 202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하이엔드 카메라다. F2.8 고정 조리개의 칼 자이즈 줌 렌즈로 높은 해상력을 자랑한다. 최대 광각에서 3cm 거리까지, 최대 망원에서 30cm 거리까지 초점을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접사 촬영에는 탁월한 카메라겠다. 모니터는 틸트 방식으로 다양한 구도의 촬영이 가능하다. 가격은 149만 9000원.
더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영상도 준비했다.
놀라운 제품이 나왔으니 남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기자 간담회 현장에서 동료 기자들의 의견을 귀동냥 하고 왔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더라. 이걸 사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눈을 빛내는 이도 있었고, 실망을 표한 이도 있었다. 살짝 살펴보며 마무리할까나. 아래의 목소리는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 아님을 밝히며...
"이거 안 돼. 드래그하는 듯한 셔터 소리는 뭔가, 버튼은 만들다 만 것 같고, 디자인도 구리다. 전혀 안 끌린다."
"세계 최초 풀프레임 미러리스라는 건 좋다 이거야. 그런데 소니잖아. 디자인이 왜 이래? 조작감, 그립감도 맘에 안 들어. 게다가 터치는 어디 간거니? 내가 알던 소니가 아니야. 소빠를 위한 것도 아니야."
"전에 쓰던 소니 제품과 버튼 구성이 달라져 불편하다. 기대하던 제품이긴 한데 차라리 RX10이 더 끌린다."
"셔터감이 썩… '딸깍'이 아니라 '드르륵'거리는 게 영 개운치 않다. 그립감도 아쉽고. 생각보다 빠릿하긴 하네."
"풀프레임 센서에 미러리스다. 소니가 이래도 안 살래?라고 말하는 듯하다. 안 끌릴 수가 없다."
"한 마디로 소빠를 위한 제품이다. 성능이나 풀프레임의 장점을 십분 살린 건 인정하지만 아직은 너무 비싸다. 곧 이어 다른 제조사도 풀프레임 미러리스카메라를 내놓지 않겠나? 그때 되면 가격 좀 떨어질테니 그때 봐야겠다. 지금은 너무 비싸니 패스!"
"오랜만에 지름신 받았다. 물론 비싸긴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손해 보는 느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