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15(일요일) 촬영
봄은 개울가에 싹튼 버들강아지를 보면서 맞이한다. 버들강아지는 버드나무의 꽃을 일컫는 말이다. 종류가 많은 버드나무는 주로 북반구의 온대지역에 많이 자라고, 봄이 오면 가장 일찍 눈이 트며 생장도 빠른 식물이다. 우리나라에도 30종 넘는 버드나무 종류가 자생하고 있다. 버드나무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종 다양성이 월등히 높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버드나무와 연관된 설화도 많다. 고려 태조인 왕건이 물바가지에 버드나무 잎을 띄워서 건넨 낭자와 결혼했다는 설화는 유명하다. 비슷한 내용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둘째 부인이었던 신덕왕후 강씨의 이야기도 있다. 이밖에도 버드나무와 관련한 많은 전설과 야사가 우리나라 곳곳에 전해지고 있다. 그만큼 버드나무는 우리나라의 냇가나 우물가, 마을 어귀에서 흔히 볼 수 있었고 쓰임새도 많았던 나무였다.
동양에서 버드나무는 예로부터 건강과 충만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나무로 믿었다. 불교에서 버드나무는 중생이 바라는 것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질병을 제거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양류관음도(楊柳觀音圖) 불화에는 오른손에 버드나무 가지를 쥐고 왼손에는 정화수(淨化水) 병을 들고 있는 관세음보살이 그려져 있다. 양류관음은 인도의 갠지스 강변에 위치한 바이살리 지방에서 돌림병이 유행하였을 때 관음보살이 나타나 버드나무 가지와 정화수로 주문을 외워 역병을 없앴다는 내용이다. 또한 중국에서는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이것은 버드나무의 강한 생명력과 잡귀를 몰아내는 힘을 빌려 무사히 여행을 끝내고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는 기원의 의미가 있다.
그리스의 약리학자였던 디오스코리데스는 그의 저서를 통해 버드나무의 효능을 소개하였고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이미 통증을 완화하는 약재로 처방하였다. 19세기에 이르러 유럽의 화학자들이 버드나무 껍질에 진통 효과가 있는 살리실 배당체(Salicylglykoside)가 존재하는 것을 밝혔다. 이 성분을 바탕으로 1899년 바이엘 제약사에서 아스피린을 개발하였다. 아스피린은 이제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통증과 질병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최근에는 뇌졸중을 예방하고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억제하는 효과가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는 약물이다.